노회찬 후보 연설 2

민주노동당이 제6공화국을 해체하고 제7공화국을 수립하는 데 있어서 반드시 넘지 않으면 안되는 산이 있다고 생각합니다. 많은 당원들은 민주노동당은 털끝 하나도 변화시키지 말고 이대로 가야 한다 이렇게 생각하지 않습니다. 민주노동당을 진심으로 아끼는 많은 분들은 민주노동당이 만들어낼 변화에 기대를 가지면서도 민주노동당 역시 바뀌어야 한다고 이렇게 생각하고 있습니다. 

 

그렇습니다. 민주노동당은 스스로 변화할 줄 알고 스스로 혁신할 줄 알아야 합니다. 그것이야말로 진정한 진보정당의 길입니다. 민주노동당 그동안 많은 사람들이 혁신을 얘기해왔습니다. 심지어는 당 혁신위원회라는 기구도 있었습니다. 그러나 민주노동당 어떻습니까? 저는 이 문제에 대해서, 대통령 선거 승리를 위해서도 이 문제는 반드시 짚어져야 하고 대안을 확실하게 제출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왜 혁신이 부진했던가 저는 혁신의 목적 목표가 애매하고 불분명했기 때문이라고 생각합니다. 도대체 무엇을 위해서 혁신해야 합니까? 그 목적의식 불분명하다보니까 이러저러한 즉자적 개선안만 제안될 뿐 책임 있게 논의 되지도 책임있게 결정, 집행되지 않았던 것입니다. 저는 민주노동당의 혁신의 목표는 바로 민주노동당의 집권을 위해서라고 생각합니다! 어떻게 보십니까 여러분!

 

 

이제 민주노동당은 사회의 문제점만 지적하는 문제제기형 정당을 넘어서서 문제를 제기하고 지적하면서 동시에 해결하고 책임을 지는 정당으로 나아가야 합니다.

해결하고 책임지려면 민주노동당은 궁극적으로 집권해야 합니다. 민주노동당 당원들부터 집권할 의지가 있습니까? 그렇습니다. 최소한 이 자리에 나온 분들은 집권할 의지가 충만합니다. 우리 지난 날의 활동을 돌이켜보건대 정말 집권할 의지를 매 사업마다 반영시켰는가. 돌이켜볼 때 반성되는 점이 한두가지가 아닐 것입니다. 당사자들이 집권할 의지가 없어 보이는데 그 당사자들의 주장을 듣는 우리 국민들이, 민주노동당 당사자들도 우리 당은 집권할 능력이 있다고 집권해야겠다고 생가하지 않는데 왜 저 당의 집권을 고민한다는 말인가 이렇게 되는 것입니다. 우리가 집권하겠다고 해도 그것이 온전히 전달되지 못할 수도 있는데 우리 스스로가 집권에 대해서 먼 훗날의 일로, 되면 좋고 안되도 당분간은 그냥 가도 괜찮고, 이렇게 생각하지는 않았습니까? 저는, 문제는 여기서부터 비롯되었다고 생각합니다. 저는 집권할 목표 분명히 해야 한다. 이제부터 밥 한숟갈 뜨더라도 물을 한모금 마시더라도 그리고 사소한 활동 하나를 하더라도 집권과 무엇이 연관이 있는지 생각해야 합니다. 집권의 계획 속에서 모든 사업이 배치되어야 합니다. 집권만을 위하자고요? 집권에 도움 안되면 이제 정체성도 버리자고요? 저는 그런 얘기한 적 없습니다. 민주노동당은 세상을 바꾸기 위해서 태어났습니다. 일반 보수정당들은 집권이 최종목표입니다. 그러나 민주노동당은 집권이 최종목표가 아닙니다. 세상을 근본적으로 바꾸는 것이 최종목표이고 우리의 자랑스러운 강령에 그 사회의 상까지 그려져 있습니다. 그러나 세상을 바꾸기 위해서도 집권을 해야 세상을 바꾸기 위한 힘을 모아낼 수 있고 진지를 구축할 수 있고 세상을 설득해낼 수가 있습니다. 그렇기 때문에 이 당의 출발목표, 2000년 1월 출범하면서 4000만 민중에게 약속한 것. 세상을 반드시 바꾸겠다는 약속을 지키기 위해서도 그 중간단계인 집권을 해야 하는 것이고, 집권을 위한 모든 구체적인 계획 위에서 우리의 말 한마디 행동 하나가 나와야 되는 것입니다. 바로 그렇기 때문에 저는 우리의 그간의 사업방식, 그리고 정치적 과제의 배치. 소위 선택과 집중. 정치노선 조직노선에 이르기까지 집권을 실천적으로 준비해나가는 정당으로서 부족함은 없었는지 재검토해봐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조직노선만 해도 그렇습니다. 열심히 하자는 말만 가지고 이 조직이 집권세력으로 발전할 수 있을 것 같습니까? 집권이 무엇입니까? 누가 한명 나가서 표만 많이 얻는다고 집권이 되는 것입니까? 이 세상에 공짜는 없습니다. 그런 일로 집권하는 예는 있을 수 없습니다. 

 

그래서 저는 얼마 전 제안을 했습니다. 전국의 3500개가 넘는 읍면동에 1명씩의 직업활동가가 전업활동가가 그 지역을 책임지고 24시간 들여다보면서 무슨 일이 벌어지는지 주민들의 요구는 무엇인지 1명의 걸어 다니는 민주노동당, 365일 쉬지 않고 걸어 다니는 민주노동당이 한 동에 최소한 한명씩은 있어야 한다는 것입니다. 3500명을 만들어내기 위해 당비가지고 안된다면 우리는 전셋돈을 줄여서라도 월세를 빼서라도 만들어야 합니다. 집권을 하고자 하는데 집이 무슨 소용이 있습니까! 민주노동당, 나중에 집 만들어준다는데 전셋돈 왜 못뺍니까? 그렇지 않습니까!

 

진심으로 말씀드립니다. 이 정당을 만들기 위해서 10년을 직업적으로 활동해온 사람입니다. 이 당을 만들고서 한편으로는 당의 원칙을 지키기 위해서 무수한 투쟁을 벌여왔고 다른 한편으로 전략과 전술의 힘으로 난관을 돌파하고자 또 무수한 싸움을 해온 사람입니다. 그러한 경험 위에서 제가 말씀드립니다. 정말 우리가 민중들에게 약속을 지키려면 좋은 얘기만 해서 안됩니다. 우리는 깨끗하다 양심적이다 민중편이다 이런 얘기로써 우리만 만족시키는 활동에서 벗어나야 합니다. 우리가 한 말을 책임져야 합니다. 세상을 몇 년 몇월 몇일까지 바꿔주겠다고 얘기할 수 있어야 합니다. 그렇게 하기 위해서는 우리의 모든 활동이 목표를 분명히 해야 하고 목표를 달성하기 위해 모든 것을 쏟아부어야 합니다. 지금 우리가 정치를 하고 있는 겁니까 혁명을 하고 있는 겁니까? 세상을 바꾸는 것은 정치로만 되지 않습니다. 혁명가지고도 세상이 바뀔까 말까 하는데 단순한 정치로써 현실정치로써 세상이 바꾸어집니까? 

 

이 약속을 우리 후대로 넘기지 맙시다. 후배들에게 물려주지 맙시다. 오늘 살아있는 모든 사람의 책임입니다. 집권을 위해서 우리 노선 하나하나를 살펴봐야 합니다. 신용카드수수료인하 운동 열심히 해서 상인들에게도지지 좀 받았다 그러고 말껍니까? 그렇게 끝낼 것입니까? 그렇게 관계를 맺은 그 분들에게 달려가서 이제 어느 정도 신뢰를 쌓은 그 분들에게 한미FTA를 얘기해야 합니다. 한미 FTA 하면 가장 찬성하는 분들이 자영업자들입니다. 알고 계십니까? 그분들에게 우리는 신용카드수수료 인하로 쌓은 신뢰를 기초로 한미 FTA도 얘기해야 합니다. 각 지역위원회에 소상공인위원회도 만들어야 합니다. 그 사람들 일부를 입당시켜야 합니다. 계속 관계를 맺어야 합니다. 자영업자가 누굽니까? 바로 어저께 노동자들, 바로 엊그저께 농민들 아닙니까? 자영업자 대다수가 영세업자들입니다. 그분들을 민주노동당과 함께 싸울 수 있도록 만들어야 하지 않겠습니까?

 

저는 혁신이 따로 있다고 생각하지 않습니다. 우리의 일방주의적 활동, 듣는 사람이 당하는 사람이 지켜보는 사람이 어떻게 생각하는지는 두 번째 세 번째. 내가 어떻게 생각하는가. 당내에서 어떻게 생각하는가. 다른 정당이 어떻게 생각하는가, 우리 우물 속에서만 따져서는 정권을 잡을 수 없습니다. 소통하지 않고서 정권을 잡을 수가 없습니다. 당내에서 소위 정파끼리도 소통이 안되는데 어떻게 국민들하고 소통합니까? 소통을 하기 위해서 우리는 어떤 노력을 하고 있습니까? 왜 우리는 한달에 150만원도 못버는 사람들이 민주노동당을 상대적으로 덜 찍고 있는 현실에 대해서 가슴을 뜯어가면서 고민하지 않습니까? 그들에게 가까이 가기 위해서 우리는 무엇을 하고 있습니까? 그때그때 터지는 사건사고 쫓아다니면서 가장 올바른 얘기하면 됩니까? 한나라당 열린우리당이 어차피 못하니까 우리가 차별화 된다 이렇게 자족하고 말 것입니까? 애초에 그런거 하자고 이 당을 만들었습니까? 우리가 얘기하는 세상바꾸기가 그렇게 하면 달성이 되는 것입니까? 저는 전면적으로 재검토해야한다고 봅니다. 그리고 하나하나 뜯어고쳐나가야 된다고 봅니다. 비정규직 문제가 중요하다고 얘기하면서 비정규직 투쟁 사업장, 그리고 비정규직 악법 막아내는 일 이외에 비정규직과 관련해 장기적인 투자를 어떤 노력을 하고 있습니까 근본적으로 한미FTA도 마찬가지입니다. 한미FTA 어떻게 막아냅니까? 국회의원들에게만 맡길게 아니라면 도대체 어떻게 막아낼 겁니까?

 

 백만 민중대회를 얘기하는 분도 계십니다. 잘디면 좋겠습니다. 그러나 그렇게 하면 잘 될 것 같습니까? 효순이 미선이 촛불집회 때 100만이 모였습니까? 10만 밖에 모이지 않았습니다. 그러나 100만이 모이지 않았어도 그 집회가 실패한게 아닙니다. 10만이 모였지만 우리 국민들의 심금을 울렸습니다. 10만이 모였지만 참석하지 않은 사람들까지도 그 집회에 참석한 것같은 마음의 연대를 만들어냈습니다. 소통을 만들어냈습니다. 그렇기 때문에 그 운동이 성공한 것이고 정권을 바꿔놓은 것입니다. 우리가 국민과 소통하지 않는다면 국민들에게 감동을 주지 않는다면 백만이 아니라 오백만을 모은들 무엇을 하겠습니까? 우리끼리의 집회. 우리의 큰 집회에 불과할 것입니다. 저는 민주노동당의 제정파 관계자분들께도 이 자리를 빌어서 제안합니다. 정파활동의 목표가 무엇입니까? 모든 정파는 자기 나름대로의 목표를 자율적으로 가질 수 있습니다. 그러나 민주노동당 내에 존재하는 정파라면 주요한 목표 중에 민주노동당의 집권이 빠져있어서는 안되겠습니다. 그렇지 않습니까 여러분! 민주노동당의 최종목표인 세상바꾸기가 정파의 목표보다 우선한다면 민주노동당의 집권 역시 그 정파의 이익보다 우선해야 할 것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