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는 좀 국회가 국민의 민의를 대변하는 민의의 정당이라면 그 이름에 걸맞는 행동들을 해야 하는데 전혀 민의와 상관없는 일들을 하고 계셔서 국회 불신이 제일 높아요.”(2018년 6월 27일 김어준의 뉴스 공장에서, 휴가 간 김어준을 대신한 진행자 장윤선의 질문)
이 질문에 대한 노회찬의 대답은 이랬다.
“(국회가) 민의의 전당이라고 했는데 민의가 없는 거죠. 자의만 있는 거죠.”
민의가 없는 국회는
국민이 없는 나라와 같다.
국회는 민의로
흘러 넘쳐야 한다.
노회찬은 수없이 많은 기회에
이를 강조했다.
몇 가지만 소개한다.
“국회는 민의의 전당이라고 그러지 국회의원의 전당이라고 얘기 안 한다. 민의의 전당에서는 민의가 이겨야 한다. 당들끼리 의견이 다르면 민의를 쫓아가면 되는 거라고 생각한다.”(2017년 6월 13일 김어준의 뉴스공장, 김상조 공정거래위원장 후보자, 강경화 외교부 장관 후보자 인사청문보고서 채택에 다른 야당들이 협조하지 않는 것에 대해.)
“그 가사 중에 님은 떠났다고 하면서 마음 주고, 표도 주고 다 줬는데 왜 떠나버렸느냐. 그러니까 민심을 떠나버린 국회를 질타하는 것처럼 들립니다.”
🎙️2018년 4월 20일 JTBC 정치부회의, 김추자의 ‘님은 먼 곳에’를 소개하며
2016년 7월 4일 국회 본회의 비교섭단체 대표 연설 영상. 노회찬의 연설은 국회를 민의의 전당으로 만드는 정수였다.
“친국민은 왜 없습니까?”
촛불 이후 박근혜씨가 탄핵된 이후에도 여당이었던 자유한국당에서는 친박, 비박 논쟁이 벌어졌다. 민의가 없는 국회, 민심에서 유리된 정당은 늘 그런 식이었다.
노회찬의 말을 들어보자.
“거꾸로 묻고 싶은데, 왜 자유한국당에는 친박 비박만 있느냐. 친국민은 왜 없습니까? 보수는 원래 반국민입니까? 보수는 비국민입니까? 보수도 친국민이 있을 수 있잖아요. 근데 친박 비박이 싸우고 있는데, 나는 친박도 아니야, 비박도 아니야. 나는 친국민이야...”
🎙️2018년 7월 5일 JTBC 썰전
당시 토론에 참여하고 있었던 자유한국당 의원도
이 말을 듣고 웃었다.
멋쩍은 웃음.
그러나 이런 지적은
자유한국당 부류에게만 해당하는 것은 아니었다.
2004년 열린우리당이 제1당이었을 때
있었던 일을 소개한다.
“경찰병력이 버스로 철벽을 두른다고 해도 국회가 진심으로 민심으로 돌아가지 않으면 국회는 안전하지 않다”
🎙️2004년 11월 12일 대정부질문 도중. “오늘 국회 앞에 철문이 잠겨 있기에 물어보니 시위대가 들어올지 몰라서 잠궜다고 했다”고 지적하며. “임진왜란 때 경복궁을 불태운 것은 왜병이 아니라 백성들을 버리고 달아난 선조에게 화가난 백성들”이라고도 하며, “오늘 같은 국회 정상화가 아닌 진심으로 민심을 위한 정상화가 되어야 국회 문을 열어도 안심할 수 있을 것”이라고 더 했다.
국민을 괴롭히는 국회
“우리는 개인이 아니라 국민을 대표해서 이 자리에 와 있습니다.”
그런데 어떤 국회의원은 자신이 국민의 대표라는 사실을 망각한다.
2006년 국회법사위에서 삼성X파일 사건으로
국정감사를 논의할 때다.
이건희 회장을 증인으로 출석할 지를 토론하던 중
이런 말이 나왔다.
“이건희 회장은 현직 삼성 그룹의 CEO입니다.”
국감에 부를 수 없다는 말이다.
국민의 대표가 아니라,
재벌의 대변인임이 여실히 드러나는 상황이었다.
“우리는 개인이 아니라 국민을 대표해서 이 자리에 와 있습니다. 우리가 삼성 그룹 이건희 회장을 ‘부를 자격이 없다’라는 얘기는 바로 ‘우리 국민들이, 우리가 대표하는 우리 국민들이 삼성 그룹 이건희 회장을 부를 자격이 없다’라는 얘기와 마찬가지이기 때문에 받아들일 수 없다.”
🎙️2006년 10월 17일 국회 법사위
노회찬 의원의 답이다.
국민의 대표는 누구라도
국감장에 부를 수 있다.
개인으로서의 국회의원이 아니라
국민의 대표로서의 국회의원은 그래야 한다.
그림 6 . 2005년 12월 14일, 민주노동당 ‘X파일 대책위원장’ 노회찬은 국회에서 기자회견을 갖고 “대한민국 검찰이 재벌 감싸기를 넘어 재벌 앞에 엎드리기를 했다.”고 비난했다.
“다른 정당들과 협치를 해야 하는데 전경련과 협치를 하고 있는 거죠.”
노회찬은 국회가 국민의 대표이기보다는
또 다른 권력의 대변자라는 사실을 가감 없이 드러냈다.
협력하는 정치 ‘협치’는 중요하다.
정치의 본령은 국민을 대신해 주어진 룰에 따라 ‘싸우는 것’이다.
그러나, 그 싸움 속에 경쟁도 있고 타협도 있다.
그렇다면 한국 정치는 누구와 경쟁하고 누구와 타협하는가.
노회찬의 예리한 시선은
여기서 빛을 발한다.
“국회가 이루고 있는 다른 정당들과 협치를 해야 하는데 전경련과 협치를 하고 있는 거죠.”(2017. 6. 6. tbs 김어준의 뉴스공장)
경제권력과의 협치라는 본질.
이 때문에 양대 정당들은 서로 잡아먹을 것처럼 싸우다가도,
어떤 문제에서는 협력한다.
국회는 민의의 전당인가. 혹은 다른 누구의 뜻이 집결된 곳인가.
국회 개혁
“국민의 세금으로 권력을 행사해 온 모든 사람들이 이 사태의 책임에서 자유롭지 못하다.”
권력 있는 자들을 대변하는 국회의원
그들과 한 편인 정당들
그들은 민의가 아니라 자의만이 넘치는 국회를 만든
책임자들이다.
그 속에서 그들은 자신에게 주어진 권력을 향유한다.
“6선이면 더 감형 사유가 됩니까?”
🎙️2004년 10월 14일 서울고등법원/서울지방법원 국정감사 중, 한나라당 차떼기 사건에서 피고인 중 한 명이 3선 국회의원인 점이 감형 사유가 된 점을 지적하며.
권력을 가진 자는 죄를 지어도 감형되는 관행을
노회찬이 이렇게 지적한 것은
매우 타당했다.
“밖에서는 국민을 괴롭히더니, 안에서는 사회자를 괴롭히네요.”
🎙️2004년 4월 KBS 100인 토론
TV토론에서 사회자의 토론진행을 무시하던 국회의원들에게
이렇게 말한 것도
권력을 향유하기만 하는 자들에 대한 일갈이었다.
2016년 6월 9일. ‘조선업 구조조정 대토론회’ 인사말에서 그는 배가 침몰할 때는 ‘세월호 방식’과 ‘타이타닉 방식’ 두 가지가 있다고 말한다.
“국민의 세금으로 권력을 행사해 온 모든 사람들이 이 사태의 책임에서 자유롭지 못하다. 나 역시도 마찬가지이다.”
🎙️2014.4.30. 노회찬의 난중 일기, 세월호 참사에 대하여
생각해 보면,
경제권력, 사회권력에 맞서
국민의 권력을 지키는 것이 정치의 역할이다.
묻는다. 요즘 정치의 역할은 어떤가.
자기들끼리 싸우는 것 말고,
다른 권력에 맞서 싸우는 걸 본 적이 언제였나.
“구부러진 막대기를 펴기 위해 당분간 반대편으로 더 구부려야 합니다.”
국회를 개혁하기 위한 노회찬의 노력은
정치경력 내내 지속됐다.
2004년 총선에서 처음 당선된 뒤,
세비 중 대부분을 당에 반납하고, 노동자 평균 임금 180만 원만을 받았다.
당은 그 돈을 정책개발비 등에 사용했다.
한 인터뷰에서 노회찬은 이에 대해
이렇게 말했다.
“정치현실에 대한 국민의 불신이 깊기 때문에 구부러진 막대기를 펴기 위해 당분간 반대편으로 더 구부려야 합니다.”
🎙️2004년 5월 27일 신동아 인터뷰
국회특수활동비 폐지를 위해서도 노력하였고,
그 결과 국회특수활동비는 대부분 실제로 폐지되었다.
이런 노력들은 사실 국회가 국민의 품으로 돌아오게 하기 위한
그의 노력 중 일부에 불과하다.
진짜 국회를 바꾸고, 정치를 바꾸기 위해
노회찬이 집중한 것은
진보정치의 성장 그 자체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