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지털로 아날로그를 연주하다

어메이징 그레이스

 
얼마 뒤인 2월 23일 서울 리더스플루트오케스트라 모임에 초청받은 노회찬은 사회자의 요청으로 스마트폰으로 슈베르트의 아베마리아를 연주했다. “악기를 전혀 할 줄 모르는 사람들 앞에서는 (아이폰으로 오카리나 연주를 하면) 굉장히 신기하고 귀엽게 보여서 박수를 많이 받는데, 여러분들 앞에서 하면 마치 김연아 앞에서 제가 스케이트 타는 꼴밖에 더 되겠습니까. … 제가 오면서 차 안에서 잠깐 연습했는데 버벅되니까 이해해주십시오”라는 말과 함께. 

 
몇 달 뒤 KYC와 20's Party가 주최한 ‘서울시장 공개채용 면접’ 행사(2010.5.20.)에 참석한 노회찬. 20대 면접관들로부터 장기자랑을 요구받은 노회찬은 다가오는 노무현 전 대통령의 1주기를 추모하고자 한다며 스마트폰의 오카리나 연주 기능을 이용해 어메이징 그레이스를 연주했다. 
 

어메이징 그레이스(Amazing Grace)는 미국의 대표적인 찬송가이자 미국인의 영적인 국가(國歌)로 불리는 찬송가로, 영국 성공회 사제 존 뉴턴이 과거 흑인 노예무역을 했을 때 흑인을 학대했던 것을 참회하며 1772년 가사를 쓴 것으로 알려져 있다. 이 곡은 영국에서는 주목받지 못했으나 1789년 미국에 소개된 후 널리 파급됐는데, 특히 백인들에 의해 강제로 땅을 빼앗기고 학살당했던 체로키 인디언들이 많이 불렀다고 한다. 또한 미국 남북전쟁 때에도 남북을 가리지 않고 사망자를 추도하고 전쟁으로 상처받은 자를 치유하는 곡으로 쓰였으며, 1960년대 흑인 시민권 운동과 베트남전쟁을 반대하는 반전 운동에도 널리 불려졌다. 2015년 6월 총기 난사 희생자 클레멘타 핑크니 목사의 장례식에서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이 추모 연설 도중 부르기도 했다. 'grace'란 말에는 하느님의 자비, 은총이란 의미가 있다. 

‘음악을 사랑한’ 노회찬이 틈틈히 짬을 내서 열심히 연습했을, 그의 컴퓨터에 저장돼 있는 오카리나 악보의 목록은 다음과 같다. 

▲ Gabriel's Oboe from the Mission (영화 ‘미션’)
▲ Ballet Suite ‘Swan Lake’ (영화 ‘스완 레이크’, 백조의 호수)
▲ The Godfather (영화 ‘대부’)
▲ Moon Light Sonata (L.v.Beetoven)
▲ Beethoven's Fifth Symphony 
▲ Bohemian Rhapsody
▲ I dreamed a dream (Les Miserables)
▲ Winter Wonderland (크리스마스 캐롤)
▲ Love Story
▲ El Condor Pasa
▲ Michelle- Beatles
▲ Romeo and Juliet
▲ 500 Miles
▲ Dark Eyes (러시아 민요 ‘검은 눈동자’)
▲ You are my sunshine
▲ Russian National Anthem (러시아 국가)
▲ Scarborough Fair
▲ Yesterday Once More
▲ Red River Valley (미국 민요 ‘홍하의 골짜기’)
▲ Oh! Susanna (오 수잔나)
▲ Unchained Melody
▲ Mozart - Magic Flute (the flute song)
▲ House of the Rising Sun (존 바에즈의 ‘해뜨는 집’)
▲ Moonlight Serenade
▲ Bach Prelude from Cello Suite no.1
▲ Dvorak New World Symphony (드보르작의 신세계 교향곡)
▲ My Favorite Things (영화 ‘사운드 오브 뮤직’)
▲ Singin' in the Rain -- Gene Kelly
▲ Ave Maria by Schubert
▲ Arirang (아리랑)
*각 악보의 상세 이미지는 아래 기록물건에서 확인하실 수 있습니다.